6·25전쟁 발발 60년이 되는 올해 국군의 날에 즈음, 서울 한복판인 동작구 노량진에 있는 사육신 공원 일대에서 전쟁초기 한강방어 전투(1950. 6.28~7.3) 당시 전사한 국군전사자 유해발굴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제52보병사단이 지난 9월 13일부터 전사자 유해발굴을 하고 있는 사육신 공원은 일반에 널리 알려진 곳이지만 6․25전쟁 당시에는 한강 인도교와 철교를 동시에 통제할 수 있는 중요한 지형(무명 39고지)으로 국군 혼성 7사단 예하 1개 대대가 배치되어 철교를 통해 한강을 건너려는 북한군 4사단 예하 부대에 맞서 다수의 전사자가 발생한 곳으로, 6일 동안 적의 공세를 저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아군의 후퇴와 미 지상군이 참전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하였다.
이번 사육신 묘역 일대 발굴에서 2000년 전사자 유해발굴을 시작한 이래 서울 한복판에서 전사자 유해와 함께 수류탄, m1 소총탄, 대검 등 다수의 전투 잔해물이 발굴되는 첫 번째 사례로 그동안 각종 개발로부터 대부분의 전투현장이 훼손되었으나 이곳만은 사적지(서울시 지정문화재 제8호)로 관리되어서 발굴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11세 어린나이에 목격했던 사실을 유해발굴감식단에 제보했던 김태운씨(남, 71세, 경기 시흥 거주)는 “'50. 7월 경 가족을 따라 피난 갔다 돌아오니 사육신 묘역 일대에 수많은 국군전사자 유해가 널려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교통호에 20~30구를 매장하는 것을 보았다.”면서, “지금이라도 그분들이 발굴되어 현충원에 묻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은 “제보자가 증언한 장소는 그동안 수차례 묘역 확장으로 일부 변화가 있었고, 사적지인 관계로 발굴 진행에 어려움이 많다.”, “이번 유해발굴은 평소 우리가 별다른 생각 없이 다니며 생활하는 곳곳이 불과 60년 전에는 참혹한 전투현장이자 수많은 국군전사자들이 잠들어 있는 호국의 현장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사례로 6․25전쟁이 점점 우리들의 기억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대다수의 전후세대에 대해 전쟁과 고귀한 희생의 의미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 6․25전사자 유해발굴사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함께 전사자 유해소재에 대한 제보, 발굴된 유해에 대한 신원확인에 필요한 유가족들의 유전자 시료채취에 적극 참여(전국 보건소)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지역에 대한 유해발굴은 10월 중순까지 계속되며, 이번에 발굴되는 유해는 신원을 확인할 만한 단서가 제한됨에 따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감식소로 옮겨져 유해에서 유전자 검사용 시료를 채취한 뒤 전사자 유해를 찾지 못한 유가족들이 제공한 유전자와 비교를 통해 신원확인을 할 예정이다.
한편, 금년 한 해 총 1,086구(9.27일 현재)의 유해가 발굴되어 2000년부터 현재까지 발굴된 전사자 유해는 총 5,219구이며, 이 중 국군전사자는 4,384구이다.